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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개발자를 한 지 어엿 1년 이상이 지났다.

물류 도메인과 관련된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SI, SM도 했던 터라 이제는 현장이 조금은 궁금했다.

물론, 물류센터에서 돌아가는 것들은 정말 많이 봤다.

 

물류센터에서 나이 지긋한 형님들끼리 X발, X친 욕하면서

결국엔 점심에 쐬주 까면서 밥을 먹는 형님들과도 같이 일도 하고.

 

중국 업체와 일하는데 말도 안통하고 말도 제대로 듣지를 않아서 내가 욕했던 물류 센터.

 

그리고, 한 여름에 패딩입고 물류센터를 돌아다녔던 냉동 창고.

냉동창고에서 추울 때는 라면이지 하면서 작업자랑 같이 컵라면 먹다가 책임 매니저한테 걸려서

그러시면 안된다고 개발자 분이 왜 현장에서 이러냐고.

꾸중을 듣던 그 경험까지.

 

무튼, 다양한 물류센터를 돌아봤지만 이제는 택배 쪽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TMS도 개발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배송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유튜브로만 봤지, 직접적으로는 해보지를 못해서 마침 당근에서 쿠팡플렉스 새벽 배송 알바를 구하길래 집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곳에 지원을 했다.

 

새벽 4시 53분에 일어나서, 밤에 준비했던 바지와 양말, 맨투맨, 바람막이 입고 털레털레 갔다.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트럭에서 내 구역에 있는 택배들을 겁나게 내려 주는데,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몰랐다.

택배 송장도 그냥 CJ 대한통운 API 연결해서 데이터만 출력물에 세팅하는 일만 해봤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는 뭘 보고 배송을 하는지도 몰랐었다.

 

송장에는 지역 권역이 있고 세부 권역이 있었다.

근데, 대부분 세부 권역을 가지고 어느 지역에 배송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고, 이 지역에 배송을 하면 됐다.

 

배송하기에 앞서, 플레이 스토어에서 쿠팡플렉스를 다운로드 받았고, 로그인을 해서 지도를 켜서 가구 단위 또는 박스 단위로 볼 수 있는데 박스 단위를 선택해서 보는게 제일 편하다.

 

그래야, 내가 배송해야하는 택배 수량을 맞게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 종류는 별 다를 건 없었다.

프레시백, 비닐백, 박스.

이렇게 3개의 종류가 끝이다.

 

그렇게 구르마에 프레시백, 비닐백, 박스를 실어서 지하주차장에서 이제 배송을 하면됐다. 

나는 그냥 보조 알바이기 때문에 정해진 구역만 배송 완료를 하면 끝이었다.

 

근데, 1시간 안에 3개의 지역을 돌아야 했다.

아파트의 1동, 아파트의 2동, 그리고 주택가. 

 

아파트 1동과 2동은 합쳐서 12개의 동이 있는데 결국엔 동마다 비밀번호 입력하고 엘베타면서 맨 낮은 층부터 엘베 앞에 택배들을 밀어 넣고 맨 높은 층에서 배송하고 계단타고 내려오면서 쳐냈다.

 

이렇게 하니까 1동 2동 2개를 합치니 거의 40분 정도가 소요됐다.(물론, 더 안걸릴 때가 더 많았음)

물량은 대략 평균적으로 40 ~ 50개 정도였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뭔가 난처해 하신 모습을 새벽에 보고 알았다.

사장님이 딱 한마디 했다.

 

"미안해요."

 

 

 

SHEEP FOOT.

펩시 제로콜라 뚱캔 24개 20박스 걸렸다.

 

와 진짜 1개의 가구에서 20박스는 너무 한거 아니냐고.

 

무튼, 이렇게 1시간 쿠팡플렉스를 하면 추운 날이었는데도 땀이 난다.

대략 3천 걸음 정도 걷고, 뛰어 다니니.

 

물류개발자의 쿠팡플렉스 일지는 그만 두는 날까지 계속 쓰려고 한다.

할 이야기나 썰들은 많지만 나중에 더 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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