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개발자의 쿠팡배송보조알바 리얼 후기

회사에서 퇴근 후에 집에서 맨날 한량처럼 게임하고, 놀고, 유튜브 보고, 공부도 좀 하고 하다 보니 그렇게 재미가 없었음.

역시 돈 버는게 제일 재밌음.

 

그래서 당근을 좀 보다가 집 근처에 쿠팡 배송 보조 알바가 떠서

배송을 하는 장소가 우리집에서 걸어서 1분도 안걸리는 곳이라 바로 지원함.

 

새벽 5시부터 6시까지 아파트 2개 동이랑 주택가 총 3개로 20분/20분/20분 이렇게 진행하면 된다고 함.

맨 처음에는 사장님이랑 같이 아파트 돌면서 앱 사용법이랑 배송 방법 알려줌

 

배송 방법도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님.

그냥 쿠팡플렉스 켜서 배송완료 누르고 사진 찍고 배송 완료 처리 하면 끝.

 

내가 하는 곳은 그렇게 빡센 곳이 아니라서 아파트 1동 당 거의 20 ~ 30개 나오는데 1동 다 돌면 20분 정도 걸린다.

근데, 주택가가 레알 헬게이트다.

물량 많을 때 안 뛰어 다니면 출근 준비하는데 빡세기 때문에 뛰어다녀야한다.

 

지금까지 가장 무거웠던 건 포카리스웨트 1.5리터 12개짜리.

엘리베이터도 없고 5층 주문한 사람이 포카리스웨트 3개 시키는 바람에 2개, 1개로 하다가 진짜 두질뻔 했다.

 

배송보조알바하면서 구루마의 적재 용량은 한정적이라 큰박스(똥짐)가 나오면 진짜 화난다.

거기에 길도 아스팔트지만 약간 경사가 져 있어 잘못 끌고 가다가 쓰러지면 그것 또한 내 책임.

주워야 하는 것도 나.

 

아파트 단지는 아파트 앞에서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 분리를 해놓고, 동 별로 다시 분류 해서 구루마에 적재한 다음,

지하주차장에 가서 다시 분류를 한다.

이게 처음부터 하면 되지 않냐 하는데 구루마도 작고 큰박스들도 꽤나 있어서

그냥 지하주차장에 가서 분류를 해서 큰 것들을 먼저 빼는게 가장 빠르다.

 

지하주차장에서 짐들을 들고 비밀번호 입력해서 문 따고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새벽 시간에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엘리베이터가 내 독점이다.

 

엘리베이터 타서 배송해야 하는 제일 높은 층으로 올려 놓고, 다시 분배하고

문 앞에 놓고 사진찍으면 끝이다.

 

가끔, 물건이 부족한 경우도 있는데, 분실이 아닌 이상은 사장님이 내려주지 않는 거다.

또 물건이 부족한 경우가 아닌 더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쿠팡플렉스 앱에서 스캔을 하면 해당 건을 배송할 수가 있는데

배송할 건 수가 늘어나서 좀 화나긴 한다.

무튼 배송하고, 프레쉬백 회수하는 일만 하면 된다.

 

지금까지 한 가구에서 쿠팡 24개 시킨게 내 최고 기록이다.

그냥 봉다리 파티에 프레쉬백 파티였다.

 

배송보조 알바를 하다 보면, 진짜 추운데도 땀이 난다.

아주 땀이 주르륵난다.

 

걷는 것은 거의 3000보 밖에 안걷는데 땀이 엄청난다.

그럼에도 새벽에 운동한 것으로 치고, 지도에서 숫자를 0으로 만드는 쾌감도 있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하는게 좀 짜릿하긴 함.

회사에서는 이것저것 생각해야 하고, 해야할 일들도 쌓여 있어서 일정 관리 하느라 머리 아픈데,

여기는 그냥 오늘 준 것만 하면 끝나니까 꽤나 나랑 잘 맞음.

 

단점)

1. 비오면 비 맞으면서 해야 함.

- 비 맞기 싫어서 구루마에 싫어 놓고 뛰어 다녀야 함

- 박스가 비 맞아서 박스도 울고 나도 울음

 

2. 화장실 마려우면 진짜 힘들다.

- 최근에 내가 하면서 화장실이 갑자기 마려울 때가 딱 2번이 있었음.

- 1번은 어떻게든 참아서 배송 완료를 했는데, 다른 1번은 하다가 중간에 집에 가서 변기통에 밥주고 다시 나와서 배송함.

- 이게 허리를 굽혔다 폈다, 앉았다 일어났다 작업을 하니까 장 운동이랑 괄약근 운동이 너무 활발함

 

3. 주말에도 일해야 함

- 이건 케바케인데, 주말에도 하고 있는데, 주말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는 부담감이 있음.

 

4. 기상 시간

- 새벽 5시에 일어나는데 처음에 적응하는 시간이 엄청 힘듦.

- 원래 6시에 일어나는데 1시간 차이가 정말 큼.

 

 

그래도 통장에 입금되는 것을 보면 행복함.

 

끝.